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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시·건축 혁신안, 지나친 개입에 반발 확산

용적률·높이·경관 등 공공 주도
도시계획 혁명 아닌 사실상 규제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도시·건축 혁신안’을 두고 재개발·재건축 정비업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시는 정비사업 전 과정에 적극 개입해 혁신 디자인을 적용하고 집값 상승을 막겠다는 취지라는 제도 도입·시행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사실상 민간사업에 대한 공공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지난 3월 12일 민간 정비사업의 계획수립 전 단계부터 공공이 층수·디자인 등 핵심 사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건축 혁신안’을 발표했다.


혁신안에 따르면 시가 직접 사업 초기부터 사업시행인가 단계까지 전반에 걸쳐 조정·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정비계획을 수립하기 전 사전 공공기획 단계를 신설해 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아파트 단지별로 정비계획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가이드라인에는 용적률, 높이, 경관·지형, 지역역사와 문화 등 전반적인 내용이 포함된다. 


이와 함께 모든 아파트 정비사업에 적용될 ‘서울시 아파트 조성 기준’을 마련하고 현상설계 공모를 통한 특별건축구역 지정 등의 제도도 추진키로 했다. 아파트 조성 기준에는 단지를 블록별로 각각 나눠 보행자 통로를 설치하고, 저층부에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면서 외부와 경계를 긋는 담장을 허무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 창의적인 건축 디자인 유도를 위해 현상설계 공모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연면적 20% 이상에 공모전에서 선정된 특화디자인 설계가 적용된다. 


이와 함께 정비사업 전 과정을 지원하는 도시건축혁신단도 신설해 50여명의 인력을 배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비업계에서는 시가 표면상 혁신디자인을 표방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공공이 직접 정비사업을 주도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초기 단계부터 주민의견은 배제된 채 공공이 주도하면서 사업이 무산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전 공공기획을 통해 층수, 높이, 디자인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비계획에 일선 추진주체의 뜻을 온전히 반영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시 요구에 따라 국제 설계공모를 진행해왔지만, 주민 반발에 부딪히는 등 갈등을 겪은 사례도 있다.


엄정진 한국주택정비사업조합협회 실장은 “시의 정비계획 수립 전 가이드라인 제시는 사실상 사업시행인가까지 공공이 재개발·재건축 진행을 주도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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