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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철저하게…” 정비사업은 잠재적 범죄?

정비사업에 대한 서울시 시각

심민규 기자2018.02.01 14:06:09


서울시, 정부 규제정책에 지원사격

개발이익 철저 환수… 강력 조치

범죄 대하듯 자극적 단어만 사용

부정적 인식·선입견 그대로 반영


“무기한으로 강력하게 단속… 철저하게 단속 및 수사… 국토부 뿐만 아니라 국세청, 검찰에도 협조 요청… 철저하게 환수… 위법사항 발견되면 강력 조치…”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입장문의 일부분들입니다. 강력 단속, 철저 수사, 강력 조치 등 해당 내용들만 보면 마치 범죄자나 범죄조직을 색출해 처벌하겠다는 의지로 보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국세청과 검찰에도 협조 요청을 하겠다는 걸 보면 대단한 범죄를 저지른 배후 세력이 있는 것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정부 부동산 안정화 대책과 관련한 서울시의 입장입니다. 정부는 강남 등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가 투기 세력에게 있다고 판단하고,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를 내놨습니다. 재건축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을 주기 위해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재건축부담금 예상금액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서울시도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적극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정책이 실효성 있게 작동될 수 있도록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부동산 투기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하고, 개발이익을 철저하게 환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청약통장 불법 거래, 실거래가 허위신고, 분양권 불법 전매 등 불법 행위에 대해 철저하게 단속 및 수사하고, 필요한 경우 국토부와 국세청, 검찰에도 협조요청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유예기간이 끝난 만큼 재건축 부담금도 철처하게 환수하고, 이행명령 조치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징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서울시가 발표한 입장문에서 사용한 표현에 대해 업계에서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시는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과 관련해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지만, 사실 선택한 단어에서는 정비사업에 대한 적대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시는 ‘철저’, ‘단속 및 수사’, ‘강력 조치’, ‘철자하게 환수’ 등의 부정적인 단어를 다수 사용한 것이 사실입니다. 마치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을 하는 느낌까지 들게 합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범죄 등 부당한 이득에 대한 환수가 아닌 개발로 인해 적정 이익을 초과한 것에 대해 환수하는 제도입니다. 재건축이 범죄자 집단이 아니라 사회 정서상 인정할 수 있는 이익분에 대해 세금을 더 내는 것일 뿐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재건축부담금은 강남4구에서만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시가 재건축부담금 징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만큼 확충된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