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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제철거 중단요구 배경은 | 서울시 강제철거 금지, 과도한 공공개입·치킨게임 논란


시, 법원·경찰에 철거 금지 촉구

사업추진기간 지연될 때마다

금융비 이자비용 부담 가중

결국 조합원 분담금 늘어나

무악2, 시장이 철거중단 개입

이자비용만 매달 2억원 발생

조합장도 동네 주민이긴 매한가지

전체이익 따지면 철거할 수밖에


“오늘부터 공사는 없다. 내가 손해배상을 당해도 좋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지난 2016년 5월 이른바 옥바라지 골목으로 불리던 종로구 무악2구역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 한 말이다. 이 한 마디로 조합은 시와 철거를 반대한 일부 주민들과의 합의를 도출하기까지 3개월여의 시간 동안 매달 막대한 대출금 이자비용을 충당해야 했다. 그런데도 시에서는 아무런 손실 보전이 없었다. 이후 행정지침에 불과했던 강제철거 예방 사전협의체 제도를 조례로 법제화시켰다. 최근에는 법원·경찰에 동절기 강제철거 금지 원칙 이행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고, 인도집행 집중 관리구역 26곳도 선정했다. 일선 현장에서는 시가 ‘사전협의’에 대한 공적 책임 없이 강제철거 금지 원칙만 내세우는 등 민·민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법원·경찰에 강제철거 금지 이행 촉구… 정비사업 인도집행 집중 관리구역 26곳도 선정·발표=최근 서울시가 법원과 경찰에 동절기 강제철거 금지 원칙 이행을 촉구하고, 정비사업 인도집행 집중관리구역 20여곳을 선정했다.


시는 지난 2일 법원·경찰에 ‘동절기 강제철거 금지 원칙’ 이행을 촉구는 보도자료를 내놨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시는 법원과 경찰에도 공문을 통해 강제철거 예방을 위해 동절기 집행관의 인도집행 금지를 주문했다. 아울러 시는 이미 동절기 시민의 주거권 및 생존권 보호를 위해 뉴타운·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동절기 강제철거 금지 원칙’을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정비사업 인도집행 집중 관리구역 총 26곳도 선정해 발표했다. 관리구역은 동대문구 청량리4구역 외 2곳, 중랑구 면목3구역, 성북구 길음1구역 외 3곳, 은평구 응암1구역 외 3곳, 서대문구 홍제1구역 외 1곳, 마포구 아현2구역, 양천구 신정2-1구역 외 1곳, 영등포구 신길3구역 외 3곳, 동작구 사당3구역, 강남구 구마을1지구, 서초구 방배5구역, 송파구 거여2-1구역 외 1곳 등이다.


이곳 사업장들의 경우 이주현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동절기 강제철거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도집행 집중 관리구역 선정은 시가 지난 2013년 도입한 사전협의체 제도를 2017년 1월 법제화시킨 데 따른 후속조치의 일환이다.


사전협의체는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강제철거를 예방하기 위해 이해당사자간에 충분한 사전협의를 진행하도록 2013년 도입한 제도다. 이후 지난해 1월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할 때 협의 결과를 반영토록 하는 등 조례를 개정했다. 그동안 법령이나 운영기준 없이 행정지침으로만 운영돼왔던 제도를 조례에서 근거를 마련해 실효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다.


▲사전협의체로 협상 어려워… 인도적 지원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 논란=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사전협의체 제도 법제화에도 불구하고, 퇴거 대상자들이 협상 테이블에 불참하는 등 협의를 원만하게 이끌어 내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히려 사전협의체를 개최하기 위해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면서 금융비용만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한 재개발사업 조합 관계자는 “시가 약자를 보호하자는 측면에서 사전협의체 도입과 동절기 강제 철거 원칙 등을 발표하고 나섰지만, 사실상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라며 “협의 핵심 당사자인 조합은 전체 주민들의 이익을 생각해야 하는 반면, 퇴거 대상자들은 높은 보상금만 요구하면서 협상 테이블에 불참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퇴거 대상자를 약자로 규정한 만큼 공공이 직접 금전적으로 보상해주면 그만”이라며 “사전협의체는 공공이 책임져야 할 세입자 등 퇴거 대상자 거취 문제를 조합에 떠넘기는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또 이번 인도집행 집중관리구역으로 선정된 사업장에서는 전체 주민이익을 위해 강제집행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 주민들로 인해 철거가 늦어질 경우 사업지연에 따라 매달 수억원에 달하는 금융비용이 소요된다는 이유에서다.  


인도집행 집중 관리구역으로 선정된 한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재개발 조합장은 퇴거 대상에 해당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같은 주민”이라며 “전체주민의 이익을 생각하면 사업지체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막대한 금융비용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강제집행에 나설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간사업에 대한 공공의 지나친 간섭 부작용=공공의 민간사업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는 지적과 함께 사업기간 지연에 따른 조합원 분담금 증가 우려도 나온다.


일선 조합은 명도소송을 통해 승소한 뒤 강제집행을 예고하고, 집행관을 대동한 철거에 나선다는 점에서 법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공공의 지나친 간섭으로 인해 사업기간이 길어지고, 금융비용이 증가하면서 조합원 분담금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악2구역 재개발사업이다. 무악2구역의 경우 2016년 5월 정당한 퇴거 조치에 대해 재개발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주민위원회 관계자들이 대치하는 상황 속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방문해 철거를 중단시킨 곳이다. 


이 구역은 2015년 7월 종로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듬해 4월 철거에 반대하는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조합원들이 명도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철거를 진행했다. 퇴거 집행은 해당 주민들에게 같은해 11월까지 자진 퇴거를 요청하는 강제집행 예고장을 보낸 후 이뤄졌다. 이에 따라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게 조합의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당시 박원순 서울 시장이 현장을 방문해 말 한마디로 공사를 강제 중단시켰다”며 “사업이 지연된 3개월 동안 조합은 매달 2억원에 대한 금융비용을 충당해야 했고 조합원들의 분담금도 증가했지만, 정작 공사를 중단시킨 시는 손실보전에 대한 입장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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