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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3주구, 시공자 취소 후폭풍

현대건설·대림산업 이어 벌써 두 번째
투표용지·서면결의서 등 조작 의혹 제기
선정 취소 때도 조합원 직접 참석 논쟁
수의계약 의결했지만 법적 다툼 불가피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3주구가 지난 7일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권을 박탈했다. 지난 2013년 현대건설·대림산업 해지에 이어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조합은 곧 새로운 시공자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총회에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자를 선정하겠다는 의결까지 마쳤다.


8,000억이 넘는 공사비에 강남의 알짜배기 현장인만큼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도 크다. 이미 삼성물산을 비롯해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 도급순위 상위 8개사가 사업참여 의향을 밝혔다. 


하지만 시공자 해지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양분된 조합원들의 통합도 문제지만 새 시공자 선정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법적 다툼이 진행되는 동안 새 시공자 선정을 진행하는 게 유효한지 여부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자칫 사업만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일단 가장 큰 논란은 시공자 선정 취소 총회가 조작됐다는 의혹이다. 총회 이후 조합장을 비롯한 여성 2명 등 3명이 조합사무실에 들어가 투표용지와 서면결의서, 참석자 명단 등의 자료가 보관된 금고에 손을 댄 것이 조합 CCTV에 녹화됐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은 4분 11초 짜리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이에 조합의 일부 임대의원들은 “조합장이 시공자 선정 취소 총회와 관련된 자료를 조작하려고 한 것 아니겠냐”며 정보공개를 요청하고 나섰다. 하지만 조합에서 이를 거부했고, 임대의원들은 이번 총회에 대한 증거보전을 법원에 신청해 놓은 상황이다. 결국 이들은 지난 14일 경찰서에 사문서 위조로 조합장을 고소했고 경찰이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또 조만간 총회효력정지 가처분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법원 판단에 따라 시공자 선정 취소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선정 취소 총회의 의결정족수를 두고서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조합원 과반수 직접 참석에 따라 시공자를 선정한만큼 취소 때도 동일한 의결정족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중랑구 면목1구역이 반포3주구처럼 시공자 선정을 취소했는데 당시 법원은 직접 참석이 50%를 넘지 않아 무효라며 시공자 손을 들어준 사례가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이 부분을 포함해 총회 결의에 대한 하자 여부를 따지고 있다. 


수의계약으로 새로운 시공자를 선정하는 것을 두고서도 말이 많다. 일단 내로라하는 상위 건설사들이 모두 참여의사를 밝힌만큼 조합원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일반경쟁입찰을 진행해야 하는 게 상식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조합이 총회 당일 수의계약을 의결했다고 해도 법적으로 가능하지 여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사업계획을 조금이라도 수정하면 입찰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사업계획이 동일하다고 해도 조합이 수의계약 대상 건설사를 특정하는 순간 짬짜미 의혹도 불러올 수 있다. 


이와 관련 서초구는 지난 14일 민원인의 질의에 새로운 경쟁입찰을 통해야 한다고 회신했다. 구는 “국토교통부에서 새로운 경쟁입찰을 통해 시공자를 선정해야 하는 답변이 있었음을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국토부도 시공자 선정 취소 후 재선정시에는 경쟁입찰로 해야 한다고 회신을 내린 상황에서 지난 7일 총회에서 시공자 취소안건과 같이 의결한 수의계약방식 안건의 적법 여부는 계속해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회신에 따라 경쟁입찰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및 서울시 공공지원 시공자 선정기준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사업지연도 불가피하다.


게다가 대의원들이 무더기로 사퇴하면서 대의원회 의결정족수가 부족해진 것도 걸림돌이다. 현대산업개발과의 계약체결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한 직후 대의원 12명이 일괄 사퇴한 것이다. 법정 대의원수에 미달되면서 의결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됐는데, 일부 주민들은 “의도된 계획이 아니었겠냐”고 의심하고 있다.


결국 의결기구의 파행으로 경쟁입찰을 하더라도 입찰공고를 위해서는 주민발의에 의한 총회를 한번 더 거쳐야 하고 시공자 선정일정을 감안한다면 6개월 이상 사업은 지연될 수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입지나 규모 등에서 반포3주구는 건설사 모두 탐나는 곳”이라면서도 “다만 시공자 선정 취소 관련 법적인 다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0일 현 조합장에 대한 해임총회가 예정돼 있는데 만일 새 집행부가 꾸려질 경우 시공사 계약해지와 재선정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박노창 기자 park@arunews.com